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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쿠팡 알바 피더 후기

쿠팡 알바 이미지
사진을 찍지도 않았고, 업계 보안사항으로 내부 촬영이 안 되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어차피 리얼 팩트니까 챗지피티 일러스트로 대체.

 

 일단 쿠팡 알바한지 2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기억을 떠올려가며 작성하는 중이다. 뭐 리얼 팩트니까 인증사진 따위 올리지 않는다. 이 리뷰는 간간히 짬을 내어서 작성했기 때문에, 역시 또 말투가 섞여있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그냥 리얼 후기

 쿠팡 알바에 대해서는 떠도는 소문들이 많았고, 일단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하루 이틀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상당히 힘들었고, 택배나 물류업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존경심을 가지게 된 시간이었다.


나는 일단 상당한 기간을 백수로 지냈고 온 몸의 근육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일단 뭐라도 시작해보자 싶어서 아무 경력 없이도 받아주는 쿠팡 일용직을 신청했다. 일단 알바몬 같은 곳에서 가장 상위에 항상 있는 것이 쿠팡이기 때문에 찾고 신청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외부 구글폼을 통해 간단한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어디로 신청할지 위치를 구글맵에서 찾아봤다. 그나마 내 위치랑 가까운지, 셔틀 버스는 있는지 등을 찾아본 뒤 대전에서 그나마 가까운 세종시에 있는 곳으로 신청했다. 세종시가 이만큼 먼지 이때는 몰랐다.

 

 셔틀버스가 있다길래 세종시로 한건데 그냥 대덕으로 갈껄 싶기도 했다. 지금와서 계산해보면 가는데 1시간 오는데 1시간 꼬박 2시간 도로 위에서 보냈다. 일단 출근 교통비로 10000원 지출 완료.

 

 시간은 대략 아침 9시였나 싶고 오후 3시까지였나 싶다. 대략 5시간 정도 일하고 중간에 12시쯤부터 교대로 나눠가면서 45분 정도 쉬었던 것 같다.

 

 먼저 셔틀버스가 용문역에서 출발하는건데, 집이랑 너무 가까워서 좀 천천히 걸어갔더니 횡단보도 앞에서 놓쳐버렸다. 일단 개념이 없었던 것은 인정한다. 셔틀버스가 있는 위치, 셔틀버스의 생김새, 셔틀버스가 정각에 오는지 좀 일찍 오는지 이런 것도 모르는데도 정각에 맞춰서 도착하려고 했던 내 자신이 한심 스러웠다. 쿠팡에 도착하고 퇴근할 때 보니 내가 횡단보도에서 봤던 버스가 바로 그 셔틀버스더라.

 

 일단 쿠팡에 어떻게든 경험도 하고 돈도 조금 벌겸 해서 대중교통으로 도착했다. 용문역 지하철타고 신탄진인지 세종인지 까지 갔다가 거기서 광역 버스 같은 빨간 버스 타고, 또 초록색 버스를 30분 기다려서 타고, 또 택시까지 타서 쿠팡 청주인지, 세종인지, CLS 인지 어딘지 모를 곳에 택시 아저씨가 내려주셨다.

 

 도착하고 벅뚜벆뚜 어딘가 내가 일해야 할 것만 같은 곳으로 갔다. 화물차들이 즐비해 있었고, 창고는 개방 되어 있었으며 그냥 일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리자 직급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소분이면 저기로 가란다. 그래서 소분쪽 가니 관리자 직급인 사람이 장갑 끼고 오란다. 장갑 어디냐고 하니 저쪽이란다.

 

 장갑 끼고 와서 막 일하려고 보니, 또 어떤 더 윗급 관리자인 여자분이 오셔서 엄청 뭐라고 혼낸다. 근데 이쁘니까 용서~. 어차피 항우울제 먹고 있기도 해서 별로 감정 동요도 없었다. 님들도 누가 뭐라하시면 그냥 웃으시길 바랍니다. 어차피 하루 이틀 오고 말거면 서로 얼굴 붉힐 필요도 없고 그 사람들도 그 사람 일을 하는거고, 나는 잠깐 왔다 갈 사람이고. 계속 옆에서 뭐라하지만 뭐 웃으시면 됩니다.

 원래 소분조로 신청했는데, 난 피더로 가란다. 뭐 개념도 아예 없으니 아예 하라는대로 이동했다. 그리고 작업화로 바꿔신고 오란다. 작업화란 거기서 공용으로 쓰는 군화 혹은 닥터마틴 같이 스러운 작업화 입니다. 발 끼지 말라고 좀 두꺼운 재질로 있습니다. 찝찝하지만 신고 갔더니 또 그 관리자급 되는 분이 나보고 이거 나르란다. 하나씩 나르니 또 뭐라고 한다. 남자는 두개씩 날라야 한단다. 또 갖다 놓으니 쫓아와서 뭐라고 한다. 제대로 놓은거 맞냐고 한다. 찾아보니 내가 한 칸 정도 옆에다 놨어서 앞으로 제대로 놓겠다 했다.

 

 컨베이어 벨트는 기계라서 쉬지 않습니다. 물량이 들어오면 계속 지역별로 구분을 합니다. 소분 조가 그 물품들을 각각의 트레일러(빈 카트를 공카트라고 부르더라구요)에 요령껏 쌓습니다. 그러면 피더들은 그 꽉 찬 카트를 물류 코드에 따라 화물차 앞으로 가져다 놓습니다. 화물차들은 일렬로 대기중이고, 화물차 위에는 물류 코드가 씌여져 있습니다. 1~xxx, xxx~xxx 이런식으로 번호가 있으니 그 쪽으로 카트를 가져다 놓으면 됩니다. 이것도 제대로 갖다 놓지 않으면 머라머라 합니다.

 

 이 카트의 무게는 비었을 때는 1KG, 가벼운 것들만 차 있을 때는 10Kg, 무거운 것만 잔뜩 있을 떄는 체감상 40Kg 까지도 나갈 것 같습니다. 또 이게 바퀴가 있긴 하지만, 바퀴가 고장 난 것도 있고, 고정이 되어있는 줄 모르고 힘으로 하려다가 실패할 때도 있고, 사람 발리 바퀴에 깔리지 않아야 해서 조심히 다뤄야 하는 것도 있고, 앞 사람과 뒤 사람과 부딫히지 않기 위해서 조심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관리자급들은 남자 피더들은 이것을 두 개씩 갖고 움직이라고 합니다. 전 솔직히 힘이 없어서 포기해서 왠만하면 1개씩 옮겼습니다. 뭐 죄송하긴 하지만 힘이 없어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근력 0였거든요.

 

 그리고 화물차가 오면 그 카트들을 화물차 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이것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왜냐면 사람의 물리적인 힘으로 언덕위로 올리는 느낌이라 타이밍 맞춰서 해야합니다. 또 이게 힘을 잘못 쓰면 허리 나가기 딱 좋은 구조라서 허리 안 나가게 상체 어깨 힘을 잘 써야 합니다. 허리는 소중합니다 여러분. 허리는 한 번 망가지면 수술비 1천만원 입니다.

 

 그리고 이제 화물차가 빈 카트들을 가지고 오면 다시 빈 카트들을 4개씩 묶음으로 소분하는 곳에 가져다 놔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빈 카트라도 이게 바퀴가 정렬이 안되면 또 지 멋대로 움직입니다. 솔직히 쿠팡에서 피더가 하는 일? 이 카트만 제대로 되어있거나, 진짜 최상급 카트면 훨씬 수월할 거에요.

 

 그리고 웃긴게 거기서도 나름 고인물들, 오래 본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오래 하신 분들끼리 안면도 있고 막 웃고 떠들고 그러시는 분들 있습니다. 쉬는 시간에 약간의 외로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안 힘드셨다면. 힘드셨다면 그냥 쉬는 시간에 뭐 할 생각도 나지 않고 그냥 포카리스웨트 같은거나 먹고 당장 배나 채워야지 싶을 겁니다. 아 이온음료 꼭 드세요. 진짜 도움 많이 됩니다.

 

 점심 시간에 먹을 거라고는 뭐 라면이나 자체 햄버거 같은 게 있긴 한데, 싸지도 않으면서 맛은 그냥 그렇습니다. 라면은 드시지 마세요. 힘빠집니다. 전 걍 햄버거 사먹었습니다. 그리고 본인 약 같은거 챙겨 가십쇼. 중간에 담배 피울 시간도 없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담배 피우시면 더 힘드실 겁니다.

 

 임시로 먹을 포도당 놓여져 있는데 급하면 드세요. 무료로 줍니다. 장갑? 거기서 사람들 한 번 쓰고 버리는 사람들 많습니다. 미리미리 안전교육 들어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퇴근할 때 되니까 죽을 만 했다는 느낌 80, 뿌듯한 느낌 19, 돈 벌어서 즐거운 느낌 1 정도였습니다. 알바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에서 5분~10분 정도 기다리면 퇴근 셔틀 버스가 옵니다. 그거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오는데 1시간. 또 걸어서 10분. 집 도착한 후 이대로 뭐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손 발만 씻고, 걍 선풍기 쐬고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엄마랑 얘기좀 하다가 잘 때 되서 푹 잤습니다.

 

나름의 결론

 솔직히 최저시급 받고 열심히 할 곳은 아니라고 느꼇습니다. 내가 너무 더워서, 혹은 진짜 힘들어 죽겠다? 그러면 말하고 탈주하십쇼. 당신의 건강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그래도 봄철에 가서 선풍기만으로도 충분했는데 한 여름이나 한 겨울에 하실 분들은 좀 더 고인물 분들의 충고를 찾아보고 미리 준비하셔야 할겁니다.

 

 아 물론, 경험삼아서 한 번 가보면 매우 좋습니다. 사회 경험이랄 것 까지야 1도 없지만, 나름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뭔가 이 사회에 기여하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쿠팡도 잘 나가는 것도 느껴지고, 진짜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는게 느껴집니다.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 보면 또 그런 게 전염되잖아요. 진짜 이렇게 고되게 일하면서도 다들 불평불만 없이 웃는 얼굴로 하는 것들 보면 기분 좋습니다.

 

 또 관리직으로 가면 뭐 커리어 같은게 안 쌓인다 하더라도 거의 300~400 월마다 받아가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관리직도 생각해 보시는 분들은 뭐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요즘 취업 시장이 너무 안 좋아서 월 280 받고 중소기업 가느니 쿠팡가서 따박따박 돈 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아 그리고 일용직이라도 돈 안 떼이고 잘 나오는 것도 좋네요. 그거는 정말 장점입니다.

 

 아 그리고 진짜 이거 꿀팁이라고 해도 되나 싶은데, 처음으로 쿠팡 지원하시면 거절 은근히 많이 당하실 겁니다. 일단, 꾸준히 지원하시되, 지원 가능한 날짜를 고르시지 마시고 그냥 난 하루 종일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하면서 모든 시간에 체크해 두세요. 그러면 언젠가 선순위로 연락이 오는 듯 합니다.

 

 그리고 쿠팡 한 번 한 뒤로는 일 나가기 쉬워 보입니다. 진짜 문자랑 카톡 계속 와요. 그리고 일 끝날 때 고정적으로 할 사람도 구하는 것 보면 믿을 만한 사람인지, 나쁜 짓 하는 사람은 아닌지 가려내서 연락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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